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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한 풍광이 펼쳐지는 일본 사가현, ‘규슈 올레’길과 ‘톈산’에 가다‘일본 안의 일본’ 사가현, 이색 절경을 품은 ‘규슈 올레’ 사진 : KBS 2TV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일본 열도를 이루고 있는 네 개의 큰 섬 중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섬, 규슈. 1,400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규슈의 북서부에 자리한 사가현은 ‘일본 안의 일본’으로 불리는 곳으로 전통문화의 향기와 다채롭고도 이색적인 절경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사가현의 자연경관 중에서도 일본의 역사와 장대한 풍광을 품은 길, ‘규슈 올레’. 그리고 산과 들, 바다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톈산’으로 떠나는 이번 여정. 가깝고도 먼, 친근한 듯 낯선 바다 건너의 풍광으로 배우 문진아 씨와 일본 산 칼럼니스트 우제붕 씨가 함께한다. 여정은 규슈의 문화와 역사를 오감으로 즐기며 걷는 ‘규슈 올레’에서 시작된다. ‘큰길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좁은 샛길’이라는 제주도 방언에서 비롯된 올레. 규슈 올레는 제주 올레를 본떠 만든 도보 여행길로 7개의 현에 걸쳐 18개 코스, 총 208km의 트래킹 코스로 구성돼 있다. 사가현에 속한 올레길은 가라쓰, 다케오, 우레시노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묶어 ‘사가 올레’라고도 부른다. 예부터 바닷길을 이용해 사람과 물자, 문화 교류가 활발했던 항구도시 가라쓰시를 시작으로 푸릇한 사가 올레의 풍광 속으로 들어선다. 사가현은 규슈에서 가장 작은 현이지만 ‘번영의 나라’라는 속뜻의 그 이름처럼 가진 게 참 많은 고장이다. 그중에서 우레시노시는 온천, 녹차, 도자기 등 명품 특산물이 유명하고, 다케오시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고즈넉한 옛날 기풍이 골목 곳곳에 깃들어있는 곳이다. 일행은 온 땅을 초록빛으로 색칠하는 우레시노 올레의 녹차밭을 지나 수령 약 3천 년의 거목, 다케오노 오오쿠스 녹나무가 자리한 다케오 올레의 풍광까지 자유롭게 누려본다. 걸음은 이어 사가현의 지붕, ‘톈산’으로 향한다. 한자어로는 ‘천산(天山)’으로 발음하는 톈산은 해발 1,046m의 산으로 정상에 올라서면 사가현의 모든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산행 들머리로 많이 찾는 기시카와를 시작으로 규슈 북부지역을 동서로 달리는 쓰쿠시 산지에 들어앉은 톈산으로 올라선다. 신록의 푸릇함을 피워내고 있는 톈산의 완만한 능선 위로 올라서자 봄빛을 피워내는 사가 평야가 한눈에 펼쳐진다. 톈산은 예부터 사가현 사람들이 신성하다고 여기는 영산으로 마을의 안녕과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해온 곳이다. 길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이루어진 신록의 터널로 들어서고, 산속 깊숙이 걸음을 더해갈수록 가파른 바윗길과 짧은 절벽 길이 이어진다. 야생의 숨결이 느껴지는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침내 해발 1,046m의 톈산 정상에 닿는다. 동서로 4km에 이르는 완만한 평지로 이뤄져 있는 톈산 정상 일대는 현립 자연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톈산 정상에 올라서서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시원하고 풍요로운 자연을 마음껏 만끽한다. 사가현 너머 남쪽으로는 일본 100대 명산에 드는 구주산, 소보산, 아소산이 보이고 북으로는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놓인 대한해협이 웅대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동 코스 : 1. <규슈 올레> 가라쓰 올레 – 우레시노 올레 – 다케오 올레 2. <톈산> 기시카와 – 기시카와 등산로 입구 – 톈산 안부 – 톈산 정상 / 총 6.9km, 약 3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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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올레 성공 이끈 한국인 이유미씨규슈관광추진기구 근무하며 모국의 '제주올레' 열풍에 눈돌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킹 코스 '제주올레'를 본뜬 일본 '규슈올레'를 만들어 성공으로 이끈 한국인이 있다.규슈지역에 있는 7개의 현과 여행사, 운수업체 등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민관 협력 기구인 규슈관광추진기구 해외유치추진부의 한국 담당 이유미(38)씨.일본 규슈올레 성공 이끈 한국인 이유미씨(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일본 규슈올레를 성공으로 이끈 한국인 이유미(38) 씨가 지난 19일 후쿠오카현 미야마·기요미즈야마 코스 개장식에 참가한 한국 언론 관계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2.22 khc@yna.co.kr이씨는 후쿠오카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만난 같은 대학 경제학부 출신의 한 살 위 일본인과 2004년 8월 결혼하고 후쿠오카에 신혼살림을 꾸렸다. 그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한국어를 가르치다 자신도 잘 모르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에 그만뒀다. 2005년 4월 때마침 출범한 규슈관광추진기구에 들어갔다.일본을 구성하는 혼슈(本州), 홋카이도(北海道), 시코쿠(四國), 규슈(九州) 등 4개의 큰 섬 가운데 규슈는 가장 남쪽에 있다. 당시 규슈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3만1천389명에 불과했다. 2010년 출산 휴가 중에도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고민하던 이씨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 제주올레를 발견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사무국에 제주올레를 규슈에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2개월 뒤 제주올레 관계자들이 규슈를 찾았다.그해 8월 규슈관광추진기구 관계자들이 제주를 방문, 제주올레를 직접 체험하고 업무제휴를 맺었다. 제주올레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명칭을 규슈올레로 하고, 제주올레의 로고는 물론 간세와 화살표, 리본 등 표식을 모두 그대로 쓰기로 했다.2012년 2월 드디어 1차 규슈올레 개장식을 했다. 당시 사가현 다케오 코스(12.3㎞), 구마모토현 아마쿠사·이와지마 코스(12.3㎞), 오이타현 오쿠분고 코스(11.8㎞), 가고시마현 이부스키·가이몬 코스(12.9㎞) 등 4개 코스를 개장했다. 2013년과 2014년에도 각각 4개 코스씩 추가로 개장했다. 4차로 3개 코스. 5차와 6차 각 2개 코스를 차례로 개장했다. 총 19개 규슈올레 코스가 완성됐다.규슈올레 개장과 더불어 한국인 관광객이 늘기 시작했다. 연간 규슈올레 한국인 탐방객은 2012년 1만6천750명, 2013년 2만4천160명, 2014년 4만740명이다. 지난해 3월까지 규슈올레 탐방객은 총 22만3천620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63.3%인 14만1천500명이고, 일본인은 36.7%인 8만2천120명이다. 일본 법무성 출입국관리통계를 보면 규슈지역 전체 외국인 관광객도 규슈올레 1차 개장식이 열린 2012년 115만103명에서 2015년 283만2천359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에서 일하며 제주올레 전 코스를 완주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올레꾼 칼 하인즈 그라프씨가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으로 직장을 옮긴 뒤 네 번에 걸쳐 규슈올레를 완주한 사례는 제주올레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한다"고 이씨는 말했다.그는 "처음에는 일본 사람들에게 제주올레를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는데 지금은 코스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현재까지 개장한 규슈올레 완주자 109명 중 30명 정도가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모두 일본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부터 일본인 올레꾼들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아쉽게도 이씨는 내달까지만 규슈관광추진기구에 근무한다. 4년 전 약 900㎞ 떨어진 기후(岐阜)현에 있는 회사로 직장을 옮긴 남편과 함께 살기 위해서다. 8살, 12살 두 아들도 아빠와 함께 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규슈관광추진기구 계속해서 제주올레와 협력해 앞으로도 매년 2∼4개의 코스를 더 개장해 총 30개 코스로 늘릴 계획이다.